<See ya, New York>

19일 화요일, 오전부터 바빴다. ‘밀리의 서재’ 인터뷰를 서점 오픈 전에 가졌다. ‘내가 판 책’을 꾸준히 보신 분이라면 요즘 로우북스가 ‘밀리의 서재’와 사부작사부작 뭔가 기획한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 그 중 첫번째가 동네서점 인터뷰! 추석 전, 우연히 방문한 밀리의 서재 팀에서 이런저런 제안을 주시면서 우선 로우북스를 인터뷰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 인터뷰 날짜가 9월 19일 화요일 오전 열 시 삼십 분. 자전거를 타고 후다닥 출근했는데 밀리의 서재 팀에서는 이미 오셔서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라일락 에디터님이 인터뷰를 해주셨는데 지난주에 에디터님이 한 번 왔다가셔서 벌써 친밀감이 생겨서 이 얘기 저 얘기 미주알 고주알 해버렸다. 너무 아무말 대잔치라 인터뷰가 잘 나왔을까 걱정했는데, 편집본을 보니 너무 재밌게 잘 나와서 라일락 에디터님께 사랑의 문자를 가득 날렸다. 인터뷰 후에 사진작가님께서 내 사진을 백장은 찍어가셨는데 그 사진도 너무 잘 나와서 대만족. 마무리에 내가 직접 책을 추천하는 것을 촬영하고 싶다고 하셔서 Eddy님께 여행에세이를 몇 권 추천드렸다. 촬영용 추천이었는데 정말 추천을 듣더니 이번에 독립출판 입고 된 김효정 작가의 퇴사 후 뉴욕에서 1년살이 한 에세이를 사가셨다.

이 날 인터뷰한 내용이 밀리의 서재에 발간되었고, 밀리의 서재 포스팅으로 이동할 수 있게 아래에 링크 걸어두었다.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지 않더라도 아이디가 있으면 보실 수 있습니다!

<고등어: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바다처럼 짰다>, <내가 죽고 싶다고 하자 삶이 농담을 시작했다>

수요일도 문을 열자마자 손님이 오셨고, 책을 속전속결로 추천 드리자마자 바로 골라서 계산하신 손님이 첫 손님이었다. 음식에 대한 에세이 시리즈 띵시리즈에서 나온 <고등어>를 이미 고르셨고, 책 추천을 여쭤보자 위로가 되는 책을 찾으셨다. 에세이 <내가 죽고 싶다고 하자 삶이 농담을 시작했다>를 추천드리자마자 바로 책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다 마음에 든다며 바로 계산! 쿨거래! 😎 

<악몽수집가>, <상상력에게>, <여름 빛 아래>

외국인 손님이 들어오셨다. “어서오세요-”라고 인사를 하니 인삿말을 잘 받아주셔서 “Can you speak Korean?” 여쭤보니 한국말 너무 잘하시던 손님. 외국인 손님이 오시면 많이 추천드리는 원문과 번역본이 같이 실려 있는 시집 민음사 세계시인선을 추천드리니 그 중 에밀리 브론테의 <상상력에게>를 고르셨다. 그리고 엄주 작가님의 아름답고 멋진 그림책 <악몽수집가>와 황수영 작가의 에세이 <여름 빛 아래>를 골라오셨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해드리는데 서점에 어울리는 음악이 나오고 있었고, 그 순간 손님이 진실의 미간을 보이시며 “와! 진짜 여기 분위기!” 외치시며 분위기에 취하신채 카드를 건내주셨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손님께 어떤 책을 보고 싶으신지 여쭤보니 환상적이고 몽글몽글한 소설을 보고싶다고 하셨다. “딱 맞는 소설이 있죠! 혹시 김초엽 작가님의 단편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읽어보셨나요? 여성 작가가 그리는 SF의 세계관이 남성들의 것과 엄청 다른데 특히 이 단편집은 세계관 하나하나가 너무 몽글몽글하고 따뜻해서 감동적인 소설이에요.” 추천을 들으시고 바로 고르셨다!

<우울증과 홈파티>, <걔의 세계>

책 추천을 여쭤보니 손님께서 사실 9월 30일에 하는 김림 작가님의 북토크에 신청하셨다고 하셨다. 북토크를 보기 전 책을 사가고 싶으셔서 오셨다고. 그래서 김림 작가님의 <우울증과 홈파티>와 <걔의 세계>를 고르셨다. 계산을 해드리는데 “사실 예전에 여기 왔었는데 요즘 보니 엄청 유명해져서 놀랐어요. 인스타같은데도 노출되고..” “앗, 유명한가요?! 감사합니다 😃” 라며 즐거운 스몰토크를 나누었다.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아름다운 시집을 추천받고 싶어하시던 손님. “그렇다면 이 시집이 생각나네요”라며 추천드린 시집은 아침달에서 나온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 이 책과 함께 이별한 친구에게 선물할 책도 추천받고 싶어하셨다. “너무 이별에 대해 말하는 책보다는 이런 책은 어떨까요?”라며 추천드린 책은 오수영 작가님의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본인의 일상들이 흔들리지 않게 본인의 일상을 무너지지 않게 만드는 메모들을 모아 놓은 책이에요.” 설명을 들으시고 마음에 드셨는지 시집 한 권 에세이 한 권 각각 구매하셨다

<아무튼, 노래>, <심신단련>, <나 개 있음에 감사하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쓸쓸했다가 귀여웠다가>

친구분과 들어오신 손님. 책방을 구경하시며 서로에게 선물할 책들을 열심히 보고계셨다. 그 중 한 분이 매대에 있는 이슬아 작가님의 신작 <아무튼, 노래>를 보시며 친구분께 “이슬아 작가 책 읽어봤어?” 라고 물어보자 아직 안 읽어봤다는 친구의 대답을 듣고 “그렇다면 이슬아 책 읽어봐!”라고 하셔서 내가 “저희 서점에 이슬아 작가님 책은 이 책이랑 일간이슬아를 모아둔 <심신단련>도 있어요!”라고 추천드렸다. 그 책들과 함께 댕댕이 시집 <나 개 있음에 감사하오>도 고르셨다. 다른 친구도 친구분께 드릴 선물을 고르시는데 드로잉 관련된 것을 찾으셨다. 그래서 추천드린 드로잉 에세이 두 권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와 <쓸쓸했다가 귀여웠다가>를 고르셨다. 책을 계산해드리고 포장해드리자 그 책을 가지고 나가시며 “나 오늘 너무 행복해졌어.”라고 하는 말을 들었는데, 나도 그 말 덕에 행복해졌다.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우울증과 홈파티>

마음과 생각에 대한 책을 여러권을 고르시고 추천을 원하셨다. 그 중에서 고민과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시라면 다른 손님들도 이 책 읽고 인생책으로 꼽았다며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를 추천드렸다. 그리고공감되며 편하게 읽기 좋은 책으로 <우울증과 홈파티>를 추천드렸다. “그런데 <우울증과 홈파티>는 읽으면 처지지 않을까요?” “아니요, 오히려 이 책을 읽고 나면 한결 더 가벼운 기분을 느끼실 수 있으세요. 작가님이 그저 그 감정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가게도 계약하고, 히말라야도 등반하며 세상과 광장으로 자신을 꺼내놓거든요.” 그래서 결국 손님은 두 권을 사가셨다.

<우울증과 홈파티>

단골 털손님 순심이네가 오셔서 김림 작가님의 <우울증과 홈파티>를 찾으셨다. 사실 순심이네는 본업은 순심이 수발하는 것이고 현생으로 돈을 벌기 위한 직업으로는 책의 편집자이신데 사이드허슬로 팟캐스트를 운영하신다. 출판사 편집자의 리얼 책토크 팟캐스트인 [신간서점] 호스트이신데 당장 9월의 방송이 빵꾸났다고 도움을 요청하러 오셨다. “9월 방송이 빵꾸났는데 혹시 팟캐스트 와주실 수 있으세요?” “오! 그럼요! 언제요?” 라고 말하니 바로 당장 다음날인 금요일 오전 스튜디오를 예약해버리셨다. 아니 정말 급하셨네! 🤣🤣 무슨 방송을 할까 하다가 로우북스 어워드로 로우북스에서 요즘 많이 팔리는 책과 함께 1년 동안 꾸준히 팔린 책을 추천하고 작가님들까지 전화인터뷰를 하기로! 급하게 <연중무후의 사랑>의 저자 임지은 작가님과 <우울증과 홈파티>의 김림 작가님께 전화인터뷰 문의를 드렸는데 두 분 다 흔쾌히 승낙하셨다! 그래서 다음날 팟캐스트를 녹음!

<그대 고양이는 다정할게요>, <나 개 있음에 감사하오>

순심이네와 열심히 팟캐스트 회의를 하고 있는데 손님이 들어오셨다. 들어오시자마자 순심이네가 “사장님!”하고 반갑게 맞으셨다. 알고보니 로우북스 털 단골손님 순심이와 단풍이의 미용실 사장님이 책방에 오신 것! 요즘 매장이 허전하다고 벽에 붙일 포스터 하나와 아침달 출판사에서 나오는 고양이 시집과 멍멍이 시집 한 권씩 사가셨다.

<환희의 인간>, <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화장실 갔다오니 두 분이 안에 계셨고 친절하게 문을 잡아주셨다. “책 추천드릴까요?” 여쭤보니 “아유~ 너무 좋죠!” 라며 흔쾌히 대답하셔서 기분 좋아졌다!! 어떤 책을 보고 싶으신지 여쭤보다가 아름답고 잔잔한 에세이도 좋다고 해서 크리스티앙 보뱅의 <환희의 인간>을 추천드렸다. 다른 분은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고르셨다. “뒤의 약속때문에 급하게 가야되어서 아쉽네요, 다음에 여유있게 올게요.”라며 말씀을 남기시고 가셨다.

<변방의 언어로 사랑하며>,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이번에도 두 분이서 들어오셨다. 천천히 책방을 보고 계신 두 분께 다가가 책 추천을 여쭤보니 남자분께서 시집이나 에세이를 읽고 싶다고 하셨다. 평소 어떤 시를 좋아하시는지 여쭤보니 딥한 시를 좋아하신다고. “그렇다면 이 글은 어떨까요?”라고 추천드린 책은 아침달 출판사 신간 시산문집 <변방의 언어로 사랑하며>. “겉표지가 깔끔하고 아름다워 그저 아름다운 시인줄 알고 제가 어제 밤에 읽었다가 생각보다 훅 깊이 들어가고, 감정에 푹 빠지는 그런 시여서 저는 다자이 오사무도 생각나더라구요. 그런 느낌 좋아하시면 이 책 추천드려요.” “너무 좋을 것 같은데요?”라며 이 책을 고르신 손님은 평소에 시를 쓰고 계신다고 하셨다. 같이 오신 다른 손님은 몽글몽글한 에세이를 원하셨다. “감동적이고 몽글몽글한 일화들을 담고 있는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추천 드려요.”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며 계산하셨다.

<칵테일, 러브, 좀비>,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제 꿈 꾸세요>

얼마전에 망리단길 도시재개발 사업 ‘모아타운’에 대한 기사를 써 준 신문기자 친구가 방문했다. 이 날 모아타운 관련 기사가 드디어 한겨레 신문에 발행되었다. 인터넷으로도 ‘오세훈표 모아타운’에 망리단길 세입자들 “우린 어디로?” 막막 (←클릭하면 기사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발행되었고, 지면신문 10면에도 발행되었다. 기자 친구가 그 지면신문을 직접 갖다주기 위해 서점에 방문해서 신문을 전당해서 정말 오랜만에 지면신문을 보았다. 아직 모아타운 대상지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 다음달에 발표가 나는데 그 선정을 막기 위한 기사였다. 우리 구역 건물주도 반대하는 사업이고, 토지 소유주도 30% 이상이 반대하는 사업이라 안 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혹시 모르기에 이 동네를 보전하고자 열심히 제보해서 낸 기사이다. 이 신문을 주며 기자 친구는 오늘도 책들을 사갔지. 이 날 만나는 친구들 줄거라며 열심히 추천받고 골라 세 권을 사갔다.

<올리브 키터리지>

이날의 마지막 손님. 친구들과 우르르 들어오셨다. 그 중 한 분께 다가가 책을 추천드렸다. “책 추천 해드릴까요? 어떤 책 좋아하세요?” “아, 전 소설 좋아해요.” “어떤 책 좋으셨죠?”라며 좋아하는 작가님 성함을 듣고 다른 책을 추천하자마자 “아, 이 책 읽어본..” “역시 이 책 읽어보셨죠!” 이런 대화의 티키타카가 이루어졌고, 옆에서 친구분이 “와! 저 이 대화가 너무 신기해요!”라고 감탄사를 날리셨지만, 내가 추천한 책은 이번에 적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추천드린 책들을 뒤로 하고, 추천드리지 않은 <올리브 키터리지>를 골라오셨으니까😂 다음주부터는 이런 사연들도 아쉬우니 ‘내가 못 판 책’도 연재할 계획이다!

금요일에는 1시간 늦게 오픈했다. 왜냐하면 전날 제안받은 팟캐스트 녹음을 했기 때문에! 그 팟캐스트는 벌써 편집이 완료되어 올라와있다!

팟캐스트의 제목은 ‘신간서점’. 이번에 녹음한 팟캐스트의 제목은 [임지은, 김림 작가님 전화 인터뷰] 망원동 독립서점 로우북스의 선정 베스트셀러 <연중무휴의 사랑>, <우울증과 홈파티>를 소개합니다. (<- 클릭하면 팟빵 방송으로 이동합니다) 팟캐스트 설명은 다음과 같다.

망원동 영업왕 서점지기가 떴다! 합정과 망원 사이에 위치한 로우북스 창립 1주년 기념, 우리끼리 로우북스 어워드에 선정된 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임지은 작가님의 [연중무휴의 사랑]과 김림 작가님의 [우울증과 홈파티]입니다. 무려 두 작가님의 전화 인터뷰까지 담았으니 놓치면 안 된다고욧! 팟캐스트 서점지기와 현생 서점지기의 대환장 콜라보, 지금 공개됩니다.

링크 걸어두었으니 다들 들어보세요!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팟빵으로 들으실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한 시간이 금방 흘러가는 꿀잼 방송입니다 😘

<엄주작가님 엽서북>, <고양이생활>

엄청나게 많은 굿즈 사가신 손님. 한 분은 뉴욕에서 오셨고, 한 분은 필리핀에서 오셨다. 너무 귀여운 굿즈들이 많다며 이것저것 담으셨고, 나도 기분 좋아서 추천했지. 특히 애슝 작가님의 굿즈들을 좋아했는데, 한글을 읽지 못해도 드로잉이 귀엽다며 애슝 작가님의 <고양이생활> 에세이도 구매하셨다. 내 카드 단말기에 이번에 팔에 넣은 타투 도안을 놓는데 보시고는 굿모닝타운 아니냐며 자기도 어제 했다고해서 “Oh! I have a same artist’s tattoo!”라고 말하며 팔을 걷어붙이고 내 팔에 있는 굿모닝타운 타투를 보여드렸다. 이 구매를 시작으로 이 손님은 출국날까지 우리 서점에 오시기 시작하셨고, 출국날에는 같이 브런치를 먹으며 폭풍 수다를 떨었지! 
그 날 같이 브런치 먹으며 찍은 사진 아래 첨부해보아용 😻 왼쪽이 책방지기, 오른쪽이 손님!

<쓸쓸했다가 귀여웠다가>

한가로운 오후 시간, 낯익은 분이 멍멍이와 함께 들어오셨다. “어서오세요~” 인사하며 보니 내가 다니는 체육관 킥복싱 코치님. “온다고 그 전부터 엄청 말하시다가 이제야 오셨군요! 이 멍멍이 친구 이름은 뭐에요?” “얘는 리퐁이에요, 죠리퐁! (털이 죠리퐁 색깔의 리트리버 믹스견이다 귀여웡) 제가 임보중인 아이인데 산책나왔어요.” 으헝 너무 귀여워 ㅠㅠ 라고 울면서 리퐁이를 쓰다듬자 만난지 5분도 안되어서 배를 보여준 엄청 순한 아이. “사장님이 데려가세요, 4개월인데 배변교육도 완벽히 됐어요. 전 지금 보더콜리도 키우고 있어서 두 마리는 힘든데 그래도 안 데려가면 제가 키워야죠.” 이렇게 털친구 관련 스몰토크를 가진 후 책 추천을 이것저것 드렸는데 가져오신 책은 엄청 몽글몽글 귀여운 김성라 작가님의 제주 일상 드로잉 에세이 <쓸쓸했다가 귀여웠다가>. “앜ㅋㅋ 추천한 책 아니네요.”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책은 너무 폭력적이라 이거 보고 싶어요.” 음.. 안전가옥에서 나온 장르소설이 좀 그런가 재밌는데?! 라며 계산해드렸다. 진짜 엄청엄청 오랜만에 책을 읽는 거라고 하셨는데 재밌게 보셨으면!

<슬픔이 없는 십오 초>, <때때로 캥거루>, <무구함과 소보로>

문학과지성 시인선 시집들을 가져오신 손님. 선물로 친구들에게 하나씩 주실거라고 하셨다. 가을에 자신이 좋아하는 시집 선물이라니 너무 낭만적이다. 🍂

<소년이 온다>

책방을 둘러보시며 소설을 보고 계시던 손님께서 질문을 주셨다. “한강 작가님 책을 읽어보고 싶은데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중 고민돼요. 뭘 읽어볼까요?”라며 나에게 두 책을 보여주셨다. “<채식주의자>는 좀 시각적이고 이미지적인 책이고 개인이 느끼는 감정이나 서사가 엄청 딥하게 나타나는 책이에요. <소년이 온다>는 광주 민주화운동때의 이야기라 더 구체적인 사건들이 있는 책이라 제가 느끼기에 <채식주의자>가 포스트모던 현대 미술같은 느낌으로 이미지가 선명하게 다가오는 느낌이고 <소년이 온다>는 모더니즘 미술같이 서사가 보이는 느낌이었어요. 원하시는 느낌으로 고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손님께서는 둘 중 <소년이 온다>를 골라오셨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위의 손님과 일행분.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읽고 싶어하셨는데 책장을 쭉 훑어보시다가 유현준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보시고 평소 읽어보고 싶으셨다며 사가셨다. “이 책 읽으시고 최근작인 <공간의 미래>도 보시는 거 추천드려요. 저는 그 책 더 좋아하는게 코로나시대의 인사이트가 너무 잘 나타나 있어서 보면 진짜 재밌게 보실 거에요!” 라는 다른 책 추천도 박아드리며 계산해드렸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인문잡지 한편: 일>

우선 들어오시자마자 입구 사다리 맨 아래에 있는 인문잡지 한편 중 <일>을 집으시더니 찜해두셨다. 그리고 천천히 책방을 보고 계시길래 다가가 책 추천을 여쭤보니 인문철학쪽 책을 좋아하신다고 답하셨다. 그래서 인문서적들이 있는 서가를 보여드리며 책들을 추천해드렸다. “혹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보셨나요? 전 이 책 너무 좋아해서 북클럽도 열고 있어요. 목차 보시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 ‘소크라테스처럼 질문하는 법’과 같이 철학적 명제들을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챕터마다 보여줘서 좋더라구요.” 추천을 듣고 손님께서 이 책도 함께 계산대에 가져오셨다. “여기 있는 책들 너무 제가 좋아할만한게 많아요.” “다음에 또 들려주세요 😃” 계산해드리며 10월에 열리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철학 북클럽’도 보여드렸다!

<희망을 버려 그리고 힘내>

친구분과 서점을 둘러보시던 손님. 책 추천드릴까요 여쭤보는 질문에 읽고 있으면 많이 어렵지는 않지만 엄청 똑똑해지는 기분이 드는 책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유유 출판사의 책들을 추천드렸다. 그런데 골라오신 책은 김송희 에세이 <희망을 버려 그리고 힘내> 🤣🤣 장사의 세계란.. 계산해드리는데 책방이 너무 예쁘다며 너무 좋다고 계속 말씀해주셔서 나도 너무 좋았다!

<칵테일, 러브, 좀비>

오늘도 온 단골 털손님 진돗개 칼리. “저 이 책 사고싶은데” 라며 찾으시던 책은 에밀리 디킨슨의 <나의 꽃은 가깝고 낯설다>. “앗 그 책 아직 재입고 안되었어요. 대신 진은영 시집이 들어왔는데… 음.. 취향이 아니실거같은데, 이건 그냥 제가 좋아하는 시집이라..”라며 책방을 둘러보다가 딱 눈에 들어온 책 <칵테일, 러브, 좀비>! “헉! 맞다! 이 소설집 읽어보셨어요?! 조예은 작가님의 <칵테일, 러브, 좀비>!” “아니요, 아직..” “와 대박사건 이거 진짜 무조건무조건 칼리네가 보면 진짜 좋아할거에요! 제가 칼리네 소설 취향 알잖아요, 이거 진짜 취향저격! 취저예요 취저. 꼭 읽어보세요!” 설레발 난리를 치며 추천하자 역시 나와 다른 텐션의 칼리네는 덤덤하게 “아, 네.”라며 책을 집어드셨다. “이거 어떤 책인데요?” “가부장제와 여성서사를 SF와 스릴러를 결합해서 쓴 단편소설집인데 진짜 문체 너무 좋고, 통쾌한 부분도 있고, 뒤집어져요!” 분명 칼리네가 좋아할 것이기에 엄청나게 느낌표를 쓰며 추천드린 책. 계산하며 음식점 추천까지 해드렸다. “저 여기 옆에 ‘카멜스 키친’가려고 하는데 메뉴 추천좀요. 저번에 버섯탕수육은 먹었어요.” “오! 똠양꿍도 맛있어요! 드셔보세요.” 쓰고 있는 지금, 마침 저녁시간대라 배가 고프군..🍲

<손의 모험>, <감정 어휘>, <기록의 쓸모>

천천히 서점을 구경하시던 손님. 손님이 먼저 들어와 책들을 보고 계셨는데 칼리네가 들어왔다. 손님께서 칼리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있자 칼리네가 “간식 줘보실래요?” “앗, 그래도 돼요?” 라며 간식도 주신 손님. 나는 손님께 혹시 책 추천 원하시는지 묻자 “괜찮아요, 천천히 볼게요. 그런데 여기 원래 남자 사장님이 카운터에 앉아계시지 않으셨어요?” 나와 다르게 차분하게 앉아있던 남동생이 있을 때 오셨나보다. “아, 그 친구는 제 남동생이에요! 제 남동생이 작년에 오픈한 책방인데 제가 인수한거예요.” 아직 동생이 운영하던 때의 서점을 기억하는 손님이라니 반가웠다. 천천히 둘러보신 손님은 본인이 원하시는 책 세 권을 가져오셨다.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식물원>

책방을 보고 계신 손님께 “책 추천 드릴까요?” 여쭤보니 “너무 좋아요!”라며 흔쾌히 대답하신 손님. “소설, 에세이, 시집 중 어떤 책 보고 싶으세요?” “시집이요.” 어떤 시집을 보고 싶으신지 여쭤보니 “전 책방지기님이 최근에 읽고 좋았던 시집 추천받고 싶어요.”라고 대답 주셨다. “아, 제가 너무 좋아하는 시집이 있어요. 저기 카운터 쪽 선반 보시면 저기에도 너무 좋아서 비치해두었는데, 유진목 시인의 <식물원>이 정말 좋아요. 앞의 사진과 뒤의 시로 구성되어있는 시집인데 다 읽고 나면 엄청난 느낌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요. 그래서 이 책 읽고나면 꼭 후기를 찾아보고 싶은데 마침 이슬아 작가님의 서평집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첫 챕터가 <식물원> 서평이라 같이 보시는 것 추천드려요.” 그렇게 손님은 추천드린 책 두 권을 들고 카운터로 오셨다. “두 권 다 사가시네요?” “네, 오늘은 무조건 여기 오면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책 사려구 했거든요.” 상냥한 손님.. 감사합니다 ❤️

<어린이라는 세계>

가게에 음료 선물을 들고 들어오신 손님. 금요일에 오셨던 킥복싱 코치님이 또 오셨다. 금요일에 <쓸쓸했다가 귀여웠다가>를 사갔는데 책 너무 좋았다며 이틀만에 다 읽었다고, 비슷하게 몽글몽글한 거 추천해달라고 하셨다. 책 오랜만에 읽으신건데 금새 다 읽었고, 좋았다니 너무 뿌듯하네🤩 게다가 센스있게 아이스 녹차도 사와주셔서 잘 마셨다 히히

<연중무휴의 사랑>

읽고 생각이 많아지는 책을 보고싶다고 하신 손님. 듣자마자 생각나는 책을 바로 추천드렸다. “그러시다면 <연중무휴의 사랑>을 추천드려요. 본인 주변의 관계와 작가님의 생각들을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쓰셨는데, 챕터 하나하나의 밀도가 높아서 챕터 하나 읽고나면 책을 덮고 ‘나는 어땠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에세이에요. 책은 그렇게 두껍지 않지만, 많은 생각이 드는 책이라 오래 읽게 되는 책이에요.” 역시 찰떡인 추천이었기에 바로 구매하셨다.